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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도롱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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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스터리저장소 댓글 0건 작성일 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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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소나기가 내리면 떠오르는 이야기다.




아버지의 고향은 산 속에 있는 시골 중의 시골이라, 초등학교 때는 매년 여름방학마다 가족이 다같이 놀러가곤 했었다.




그 후에는 잘 가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수험을 앞둔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나는 혼자 시골을 찾게 되었다.








온갖 유혹을 피해 아무 것도 없는 한산한 시골에서 마음잡고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뜻이었다.




할머니가 텃밭에서 기른 수박이랑 참외를 잔뜩 먹어가며, 넓고 시원한 시골집에서 수험공부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평소 같이 산책을 나섰을 때였다.








경운기 한 대가 겨우 지나갈 폭의 논두렁이 계속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로 집들이 흩어져 있다.




야트막한 산도 있고 시냇물도 흘러, 그 주변을 산책하노라면 기분전환하기 딱 좋았다.




그 날은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차가운 바람이 불더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소나기였다.




번개가 떨어지고 천둥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부디 쏟아지지만 말라고 빌면서 서둘러 돌아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저 멀리 아득히 먼 논두렁에서 두 사람이 앞뒤로 늘어서 걸어오는 게 보였다.




순간 대단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그 두 사람은 도롱이 같은 걸 걸친 채, 머리에는 삼각형 모자를 쓰고 있었다.








삿갓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손에는 사람 키만한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아무리 시골이라고는 해도, 요즘 시대에는 사극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자세히 그 사람들을 바라보려 했지만, 거리도 꽤 있었던데다 희뿌연 물안개가 일어날 정도로 빗줄기가 거세져 아무리 애를 써도 잘 보이지 않았다.




웬지 무서워진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밥을 먹으며, 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걸친 사람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두 분은 어쩐지 순간적으로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마주본 뒤, 내가 물으셨다.




[도롱이스님을 본게냐?]




[어디서 본거니?]








[이리로 오던?]




나는 쏟아지는 질문에 당황해 황급히 대답했다.




[도롱이스님이 뭔데요? 하지만 그런 차림을 한 사람이었어요.]








[몇명이더냐?]




[두 명이요.]




[두 명인가...]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그 후 평소처럼 밭은 어떠냐는 둥, 밥이 맛있다는 둥 평범한 이야기만 이어졌다.




도롱이스님인지 뭔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대로 끝이었다.








나도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옆집 아저씨가 우리 집에 찾아왔다.




같은 마을 A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조금 놀란 듯 했다.




하지만 곧 초상 치를 준비를 도와야겠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할아버지가 내게 말했다.








[아무래도 좀 바빠질 거 같구나. 너도 이쯤하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나는 당황해서 대답했다.




[네? 아직 온지 1주일 밖에 안 됐는데... 저는 그냥 혼자 있어도 괜찮은데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더욱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렇지만 시골 장례식은 정말 힘든 거라 말이다, 진짜 아무 신경도 못 써줄거라고.]




할머니는 곁에서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실랑이를 늘어놓고 있는 사이, 또 옆집 아저씨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B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아연한 얼굴로 할머니를 돌아보았다.








이제는 할머니까지 당황해서는 소리쳤다.




[빨리 돌아가렴! 할아버지가 역까지 데려다주실테니까!]




그리고는 나를 재촉해 짐을 챙기도록 하셨다.








나는 내쫓기듯 시골에서 돌아왔다.




아침만 먹고 돌아와 배가 무척 고팠던 기억이 나지만, 다른 건 영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사건 이후 할아버지댁을 찾은 건 내가 대학생이 되고 난 후였다.








할아버지는 나를 보고 [그 때는 정말 미안했구나.] 라며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할아버지댁이 있는 시골에는 도롱이스님(蓑坊主)이라는 게 옛날부터 나타났다고 한다.




빗속에서 도롱이를 입고 삿갓을 쓴 채, 기다란 지팡이를 손에 들고 마을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롱이스님이 나타나면 그 수에 맞춰 마을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도롱이스님은 자신 때문에 죽은 사람의 장례식에도 나타난다고 한다.




장례식에 참가한 사람 중 도롱이스님을 목격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까지 나중에 데려간다는 것이다.








[벌써 몇십년도 더 된 이야기라, 처음 네가 도롱이스님을 봤다고 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너는 도롱이스님 따위 알 리가 없으니 이건 진짜가 틀림없다고 생각했지.]




할아버지는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듯 말을 이었다.




[만약 그 때 네가 계속 있다가 혹시라도 도롱이스님한테 들키기라도 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니까 도저히 가만 있을 수가 없어서 억지로 돌려보냈던게야.]








아버지는 곁에서 묘하게 감개무량한 얼굴로 말했다.




[어릴 적에 무서운 이야기로나 들었던 건데... 실제로 봤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지. 설마 그걸 네가 볼 줄이야...]




중학교 3학년 때 실제로 봤을 때는 뭔지 모를 위화감과 공포가 느껴졌었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니 순간적으로 더욱 공포가 밀려와 풀썩 주저앉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종종 소나기가 내릴 때면 생각나곤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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